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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복제에 관한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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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2013-07-01 14:06 조회1,82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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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원행정처에서 법관들을 상대로 법정 내 복장간소화 방안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현재 법정 내에서는 법관이나 검사뿐만 아니라 재판에 참여하는 일반 직원들 역시 법복을 착용하고 있는데, 법복 자체를 착용하지 않거나 넥타이만을 매지 않는 것에 대한 것은 물론 변호사들의 복장 역시 정장 상의 재킷과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는 방안에 대한 조사도 함께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어떤 의견이 많았는지 궁금합니다.

법관 등의 법복 착용에 대한 것은 법관 및 법원사무관 등의 복제에 관한 규칙에 규정돼 있는데, 위 규칙은 법관 등은 법복을 입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색깔은 물론 제식과 모양까지 별도로 두는 등 상당히 자세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검사의 경우도 검사의 법복에 관한 규칙을 별도로 두고 있습니다.

한편 변호사의 복장규정은 무엇일까요? 복장 간소화가 논의되고 있는 차에 변호사의 복장에 관한 규정이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변호사는 법관이나 검사가 아니니 위 규칙들에 있을 리 만무하고 혹여 너무 자유로운 복장은 법정 내의 권위나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염려와 관련이 있을까하여 법정 등의 질서유지를 위한 재판에 관한 규칙을 살펴보았는데 위 규칙에도 복장과 관련한 규정은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변호사에 관한 거의 모든 내용을 담고 있는 변호사법에도 변호사의 복장에 대한 규정은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양복 정장과 넥타이를 매고 있는 변호사의 법정내의 모습이 사법연수원시절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제겐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한 데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요.

1953년 제정된 ‘판사·검사·변호사 및 법원서기 복제규칙에 따르면 판사, 검사, 변호사 및 법원서기는 법정에서 별표와 같은 법복을 입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법모의 무궁화 무늬 속에 새겨진 색깔을 통하여 판사, 검사, 변호사의 복제를 구별하고 있습니다. 위 규칙은 1966년 법관 복에 관한 규칙이 제정되면서 폐지됐는데, 위 규칙에는 법관은 법정에서 법관 복을 입는다고 규정해 이때부터 변호사의 복장에 관한 규정이 법규에서는 정식적으로 자리를 감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넥타이를 맨 정장을 당연시해 왔던 것은 그동안 유지돼 왔던 관례에 따라 어느 정도 형식을 갖춘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법정예절에 부합된다고 생각해온 것으로 추측됩니다.

사법연수원 시절 몇백 명이나 되는 남자들이 거의 비슷한 색깔의 양복을 입고 모여 있는 것을 본 아내는 검정색이나 그와 유사한 색깔 외의 양복을 입어서는 안 되는 것이냐는 질문을 할 정도였습니다. 이렇듯 거의 정해진 복식(?)에 대한 의심을 해본 적이 없는데 법원에서 먼저 복장간소화 논의를 했다고 하니 법조계도 참 많이 변화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사실 복장간소화 논의가 나온 것은 이미 몇 년 전이었습니다. 상의 정장도 탈의하자는 식의 논의까지 있었는가는 모르겠지만 넥타이만이라도 매지 않았으면 하는 의견이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런 얘기가 법원에서 공식화됐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지만 어쨌든 법원에서 탐탁지 않게 생각했는지 변호사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였는지 대충 넘어갔습니다. 최근에 이러한 논의가 더 본격화된 것은 전력수급문제 따라 공공기관의 냉방장치 가동이 문제되면서부터입니다.

땀이 많지 않은 체질이라 남들보다 더위에 덜 민감한 것은 사실이나 사람이 가득 찬 냉방장치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법정에 앉아있는 것은 곤혹입니다. 뒤에서 작은 선풍기를 틀어준다고는 하나 두꺼운 법복을 입고 재판을 하고 있는 법관들을 볼 때는 참 고생이 많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지금과 같은 냉방장치가 전혀 없었던 시절의 선배들은 모두 법복을 입고 어떻게 재판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법복을 입은 변호사의 모습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겠구나 라는 상상도 해봅니다.

과거에 권위를 세우기 위한 방법으로 내용보다는 형식을 앞세워 만들고 지키려고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변호사들도 법복을 입었던 시절을 지나 이제 정장과 넥타이 차림의 복장까지 탈피하자는 것을 보며 세상이 계속 변화하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형식보다는 내용으로 법의 권위를 세워야한다는 시대의 요구로 들립니다. 아무리 형식에서 탈피하자고 한들 트레이닝복을 입고 슬리퍼를 싣고 법정에 들어오는 변호사를 만날 리야 있겠습니까?

강성두 법무법인 이우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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